창립총회에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를 선정하고 용역계약 체결을 의결하더라도, 그 결의는 조합총회의 의결이 아니다. 창립총회는 조합설립인가와 설립등기 전에 열리는 토지등소유자의 회의이고, 도시정비법 제45조가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을 조합총회 의결사항으로 정한 이상 조합이 성립한 뒤의 총회 의결이 필요하다. 그 결과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체결된 용역계약은 조합설립인가까지의 업무 부분만 조합에 승계되어 유효하고, 인가 이후 업무 부분은 조합총회에서 계약을 특정하여 추인하지 않으면 조합에 효력이 없다. 김영진 변호사는 창립총회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의 효력을 다투는 사안에서 창립총회 결의의 내용보다 설립 후 조합총회 의사록을 먼저 확인한다.

한눈에 보기

쟁점·조건 결론
창립총회에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을 의결한 경우 그 결의의 성격 조합설립인가·설립등기 전의 토지등소유자 총회 결의이고, 도시정비법 제45조의 조합총회 의결이 아니다
추진위원회가 체결한 용역계약 중 조합설립인가까지의 업무 부분 추진위원회의 업무범위(제32조) 안에 있으므로 조합에 포괄승계되어 유효하다(제34조제3항)
추진위원회가 체결한 용역계약 중 인가 이후 업무(사업시행계획·시공자 선정 지원 등) 부분 추진위원회의 권한을 넘어 조합총회 의결 없이는 조합에 효력이 없다
설립 후 조합총회에서 “기 수행업무 일체를 추인한다”고 의결한 경우 무효인 계약을 특정하지 않은 포괄적 추인으로는 하자가 치유되지 않는다
설립 후 조합총회에서 계약을 특정하고 무효 가능성을 밝혀 추인한 경우 추인으로 계약이 유효하게 될 수 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21가합22422, 상고심 계속 여부는 근거표 참조)
인가 이후 업무를 실제 수행한 정비업체의 대금·부당이득 청구 강행규정 취지를 들어 부당이득 청구까지 기각한 항소심 판결이 있다(서울고등법원 2023나2025726)

창립총회 결의는 도시정비법 제45조의 조합총회 의결이 아니다

도시정비법 제45조(총회의 의결) 제1항제6호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의 선정 및 변경을 총회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제46조(대의원회) 제4항은 이를 대의원회가 대행할 수 없는 사항으로 한다. 조합은 제38조(조합의 법인격 등) 제2항에 따라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설립등기를 함으로써 성립한다.

대법원 2012. 4. 12. 선고 2010다10986 판결은 조합설립인가처분을 행정주체의 지위를 부여하는 설권적 처분으로 보고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조합설립인가처분을 받아 설립등기를 마치기 전에 개최된 창립총회에서 이루어진 결의는 주택재개발사업조합의 결의가 아니라 주민총회 또는 토지등소유자 총회의 결의에 불과하다.

이 판결의 사안은 창립총회에서 시공자 선정을 인준한 결의였다. 이 법리를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에 적용하면, 창립총회에서 선정을 의결하였더라도 그것은 제45조제1항제6호가 요구하는 조합총회 의결이 아니다.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5. 11. 25. 선고 2024가합10742 판결은 창립총회에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과 용역계약 체결을 의결한 사안에서 이 법리를 그대로 적용하였고, 창립총회를 설립 중인 법인의 결의로 보아 설립 후 조합에 효력을 인정하면 추진위원회의 기능 제한과 조합총회 의결사항을 구분한 법규정의 취지를 잠탈하게 된다고 하였다. 제1심 판결이므로 상급심에서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추진위원회 단계 용역계약은 조합설립인가까지의 업무 부분만 조합에 승계된다

도시정비법 제32조(추진위원회의 기능) 제1항제1호는 추진위원회가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를 선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34조(추진위원회의 운영) 제3항은 추진위원회가 행한 업무와 관련된 권리·의무를 조합이 포괄승계한다고 정한다. 이 두 조문을 근거로 추진위원회 단계의 계약이 전부 조합에 승계된다는 주장이 자주 제기된다.

법원은 제32조의 선정 권한을 추진위원회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선정으로 한정하여 해석한다. 서울고등법원 2024. 2. 15. 선고 2023나2025726 판결(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합516734)은 추진위원회가 체결한 정비사업전문관리 용역계약이 사업시행계획인가·관리처분·이주·청산 업무까지 포함한 사안에서, 조합설립인가까지의 업무 부분만 조합에 포괄승계되어 유효하고 그 밖의 조합 업무 부분은 추진위원회의 권한을 넘어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처음부터 추진위원회에 유효하지 않았던 법률관계까지 조합이 포괄승계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위 목포지원 판결도 민법 제137조(법률행위의 일부무효) 단서를 적용하여 조합설립인가까지의 업무 부분만 유효하다고 보았다.

서울고등법원 2023나2025726 판결은 인가 이후 업무에 대한 부당이득반환 청구까지 기각하면서, 추진위원회 업무범위를 벗어난 부분의 대금이나 부당이득을 인정하면 강행규정의 입법취지를 몰각시킨다고 하였다. 반면 목포지원 판결은 정비업체가 실제 수행한 시공자 선정 지원 업무의 가치를 상계로 인정하였다. 인가 이후 업무의 대가에 관하여는 하급심 판단이 갈린다. 같은 판결이 유효한 부분의 용역대금 이행기를 어떻게 판단하였는지는 별도 글에서 다룬다.

포괄적 추인으로는 부족하고 계약을 특정한 추인이어야 하자가 치유된다

조합설립 후 총회에서 추인하면 하자가 치유될 수 있다. 무효행위의 추인은 무효임을 알고 그 효과를 자기에게 귀속시키려는 의사표시이므로, 추인의 대상과 하자가 특정되어야 한다.

목포지원 판결의 사안에서 조합은 설립 후 정기총회에서 “2020·2021년도 조합이 기 수행한 업무 등을 추인”하는 의결을 하였고 그 대상에 창립총회의 정비업체 선정 의결도 포함되어 있었다. 법원은 제안사유가 조합 운영업무 전반의 추인이었고 용역계약 체결 의결이 무효임을 인식하면서 추인한다는 사정이 없다는 이유로 추인의 효력을 부정하였다. 서울고등법원 2023나2025726 판결의 사안에서도 창립총회의 “추진위원회 기 수행업무 추인 및 결의사항 승계의 건” 의결로는 조합총회의 추인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5. 23. 선고 2021가합22422 판결은 추진위원회가 경쟁입찰 없이 단독 후보 찬반투표로 정비업체를 선정하여 계약이 무효였던 사안에서, 조합이 설립 후 총회에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 및 계약 추인의 건”을 상정하면서 제안사유에 그 계약의 무효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사정을 명시하고 의결하였다면 조합원들이 무효 가능성을 알면서 추인한 것이므로 계약이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이 판결은 상고심(대법원 2024다225693) 계속 중이다.

실무에서 확인할 판단 기준

결론을 가르는 것은 두 문서다. 첫째, 추진위원회 단계 용역계약서의 업무범위와 대금 조항이다. 조합설립인가 전후로 업무와 대금이 분리되어 있으면 유효 부분의 범위가 계약서에서 바로 확정되고, 분리되어 있지 않으면 대금 배분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 둘째, 설립등기 후 첫 조합총회의 안건서와 의사록이다.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의 건”으로 재의결하였는지, 기존 계약을 추인하였다면 계약 일자·상대방·대금·업무범위가 안건에 특정되고 무효 가능성이 제안사유에 기재되었는지에 따라 인가 이후 업무 부분의 효력이 갈린다. 창립총회 회의자료에 정비업체 관련 예산이 의결되어 있더라도, 서울고등법원 2023나2025726 판결의 두 심급은 이를 추진위원회 단계 약정의 존재를 증명하는 자료로만 취급하였고 조합의 의결로 평가하지 않았다.

자주 묻는 질문

Q. 창립총회에서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를 선정하였고 조합설립인가 후 조합총회를 한 번도 열지 않았다면 용역계약은 전부 무효인가? A. 전부 무효는 아니다. 조합설립인가까지의 업무 부분은 추진위원회의 업무범위 안에 있어 조합에 승계되어 유효하고, 인가 이후 업무 부분이 조합총회 의결 없이는 효력이 없다. 인가 이후 업무 명목으로 지급된 용역비는 반환 대상이 될 수 있다.

Q. 설립 후 총회에서 “그동안 수행한 업무를 모두 추인한다”고 의결하였으면 충분한가? A. 부족하다. 어느 계약을 어떤 하자를 알고 추인하는지 특정되지 않은 포괄적 추인은 효력이 부정되었다(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4가합10742, 서울고등법원 2023나2025726).

Q. 정비업체가 인가 이후 업무를 실제로 수행하였는데 조합이 대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가? A. 하급심 판단이 갈린다. 서울고등법원 2023나2025726 판결은 강행규정 취지를 들어 부당이득 청구까지 기각하였고,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4가합10742 판결은 실제 수행한 시공자 선정 지원 업무의 가치를 상계로 인정하였다.

정리

창립총회의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 결의는 토지등소유자 총회의 결의이고 도시정비법 제45조의 조합총회 의결이 아니다. 판단 순서는 세 단계다. 추진위원회 단계 용역계약의 업무범위가 조합설립인가 전후로 나뉘는지 확인하고, 인가까지의 업무 부분은 승계로 유효하다고 본 뒤, 인가 이후 업무 부분에 대하여 설립 후 조합총회에서 계약을 특정한 선정 또는 추인 의결이 있었는지를 확인한다. 김영진 변호사는 창립총회의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 결의를 조합총회 의결로 볼 수 없으므로, 설립 후 조합총회에서 계약을 특정한 재의결 또는 추인이 있어야 인가 이후 업무에 관한 용역계약이 조합에 효력을 가진다고 본다. 확인할 것은 용역계약서의 업무범위 분리 여부와 설립 후 첫 조합총회의 안건서·의사록이다.

근거

구분 표기 링크
법령 도시정비법 제32조(추진위원회의 기능) https://www.law.go.kr/법령/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제32조
법령 도시정비법 제34조(추진위원회의 운영) 제3항 https://www.law.go.kr/법령/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제34조
법령 도시정비법 제38조(조합의 법인격 등) 제2항 https://www.law.go.kr/법령/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제38조
법령 도시정비법 제45조(총회의 의결) 제1항제6호 https://www.law.go.kr/법령/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제45조
법령 도시정비법 제46조(대의원회) 제4항 https://www.law.go.kr/법령/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제46조
법령 민법 제137조(법률행위의 일부무효) https://www.law.go.kr/법령/민법/제137조
판례 대법원 2012. 4. 12. 선고 2010다10986 판결(공2012상, 743) https://lbox.kr/case/대법원/2010다10986
판례 서울고등법원 2024. 2. 15. 선고 2023나2025726 판결(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합516734; 상고 여부 확인 전) https://lbox.kr/case/서울고등법원/2023나2025726
판례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5. 11. 25. 선고 2024가합10742 판결(제1심; 항소 여부 확인 전) https://lbox.kr/case/광주지방법원목포지원/2024가합10742
판례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5. 23. 선고 2021가합22422 판결(상고심 대법원 2024다225693 계속) https://lbox.kr/case/서울북부지방법원/2021가합22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