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주차장 진입로로 쓰이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토지가 일반 공중의 이용에 제공된 것인지, 아니면 건물 구분소유자들만이 점유하는 것인지가 자동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김영진 변호사는 이 문제의 출발점이 타인 소유의 진입로를 누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가를 가리는 데 있다고 본다. 이 점유(사실상 지배)의 문제와, 공중 개방 상태에 따른 사용·수익권 제한의 문제는 서로 별개의 쟁점이므로 각각 따로 따져야 한다.
한눈에 보기
| 쟁점 | 확인할 내용 |
|---|---|
| 점유(사실상 지배) | 구분소유자들이 타인의 간섭을 배제할 정도로 그 토지를 지배하는가? |
| 통행 이용과 점유의 구별 | 차량이 그 길을 거쳐야 한다는 사정은 이용일 뿐 지배를 뜻하지 않는다 |
| 소유자의 사용동의 | 건축허가를 위해 소유자 본인이 도로 사용동의서를 작성했는가? |
| 공중 개방성 | 건물과 무관한 사람의 통행·주차가 실제로 확인되는가? |
통행에 쓰인다는 사실과 사실상 지배는 다른 질문이다
대법원은 점유를 사회 통념상 그 사람의 사실적 지배에 속한다고 보이는 객관적 관계로 본다. 사실적 지배는 물리적·현실적 지배에 한정되지 않고 물건과 사람의 시간적·공간적 관계, 본권 관계, 타인 지배의 배제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지만, 그렇게 보려면 적어도 타인의 간섭을 배제하는 면이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 소유의 토지를 통행하더라도 통행지 소유자의 점유를 배제할 정도의 배타적인 점유를 하고 있지 않다면, 통행지 소유자는 통행자에게 통로 부분의 인도를 구할 수 없다. 그 공간을 거쳐야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정은 통행의 필요성을 보여줄 뿐이다.1
주차장 진입에 쓰인다는 사정만으로 건물의 부지나 점유를 인정할 수 없다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4다251470 판결에서 원심은 건물의 부지가 된 토지는 건물 소유자가 점유하는 것으로 본다는 전제 아래, 구분소유자들이 이 토지 부분을 도로로 이용하고 이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건물에 차량이 출입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공동 점유를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먼저 건물의 부지가 건물을 세우기 위하여 마련한 땅으로서 건물의 존립에 필요한 범위 내의 토지를 뜻하므로, 그 토지를 도로로 이용하지 않고서는 건물의 차량이 공로로 나아갈 수 없다는 사정만으로는 건물의 부지라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이어 구분소유자들이 타인의 간섭을 배제할 정도로 배타적인 점유를 하고 있는지를 심리하지 않은 채 점유를 인정한 것은 심리미진과 점유 법리의 오해라고 보았다.1
도로를 이용하는 행위와 도로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는 구별된다. 소송에서는 도로와 건물 부지의 경계, 출입 통제시설, 통행 허용·배제의 결정 주체, 특정 구역의 계속적인 전용 여부를 확인하여 ’점유’라는 요건 자체를 먼저 다투어야 한다.
점유 문제와 별개로 소유자의 사용·수익권 제한이 유지되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
같은 판결에서 대법원은 점유 문제와 별도로 사용·수익권 행사의 제한을 판단하였다. 문제 된 토지 부분이 속한 두 필지는 합계 52㎡로 분할 전 토지 전체 면적의 약 0.6%에 불과한 좁고 긴 형상이었고, 분할 전 토지들의 중간에 있으면서 북쪽 끝이 공로에 접해 있었다. 원고의 부친(망인)은 1963년경 토지를 분할하여 이 부분을 도로로 사용하게 한 것으로 보이며, 분할 전 토지들은 지목을 대지로 바꾼 뒤 여러 필지로 나누어 제3자에게 이전하였다. 구청장 명의 사실조회 회신에 따르면 건물이 신축되기 전의 사용현황도 너비 3m, 길이 14.2m의 막다른 도로여서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1963년경부터 2021년경까지 망인이나 원고가 통행로 사용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사용료를 청구하였음을 인정할 자료는 없었다. 원고는 1991년 협의분할 상속으로 토지를 취득하였고, 2002년경 건물 신축을 위한 건축허가 신청에 앞서 현황이 도로로 사용되고 있어 도로로 사용하여도 이의가 없다는 취지의 도로(대지) 사용동의서를 인감증명서와 함께 구청장에게 제출하였다. 현재 이 토지 부분은 일반 공중의 통행이나 사용에 아무런 제한이 없고 건물 입주자와 무관한 사람들이 차량을 주차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었다.1
대법원은 망인이 스스로 이 토지 부분을 도로로 제공하여 인근 주민이나 일반 공중에게 통행권을 부여하는 등으로 독점적·배타적 사용·수익권 행사가 제한되었고, 이러한 상태는 원고가 상속한 후 건물 건축 때 도로 사용동의를 함으로써 계속 유지되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하여, 제한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원심을 파기하였다.1
이 사건에서는 두 개의 쟁점이 각각 파기 이유가 되었다. 하나는 구분소유자들의 배타적 점유 여부를 심리하지 않고 점유를 인정한 점이고, 다른 하나는 소유자의 제공으로 형성된 사용·수익권 제한이 상속인의 사용동의로 계속 유지되었다고 볼 여지가 큰데도 이를 부정한 점이다. 두 쟁점은 어느 쪽이 선행하는 관계가 아니므로, ’주차장 진입로니까 무조건 ○○다’라고 하나로 정리하면 이 구조를 놓치게 된다. 또한 주문은 피고 145, 4752의 패소 부분에 대한 파기환송이고, 피고 46은 상고장에 불복 이유를 적지 않고 상고이유서도 기간 내 제출하지 않아 별도로 상고기각되었다는 점도 구별해야 한다.1
건물의 대지로 제공된 토지는 진입도로와 다른 법률관계다
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5다211685 판결에서 지주들은 시장건물 건축을 위해 회사를 설립하여 토지를 출자하기로 하고 집합건물 두 동을 건축한 뒤 출자 면적 비율에 따라 구분건물을 분배받았다. 국유지가 대지에 포함되어 있는 등의 사정으로 토지를 회사에 이전하지 못해 소유권은 지주들과 그 상속인·양수인에게 남았고, 구분소유자들은 약 37년 동안 대지를 무상으로 사용하였다. 원고는 그중 일부 토지를 경매로 취득하고 다른 토지의 지분과 지상권 지분을 양수한 뒤 구분소유자들에게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였다.
대법원은 지주들이 토지를 상가건물들의 대지로 제공하여 구분소유자들에게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허락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더라도, 그것은 일반 공중을 위한 용도가 아니라 구분소유자들만을 위한 용도로 제공한 것에 불과하므로 일반 공중을 위한 제공에 관한 사용·수익권 제한 법리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한 법률관계가 물권의 설정 등으로 특정승계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채권적인 것에 불과하여, 특정승계인이 이를 승계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특정승계인의 소유권 행사는 제한되지 않는다. 대법원은 이 법리를 적용한 원심을 잘못이라고 보고, 지주들 및 지상권자와 구분소유자들 사이의 사용 법률관계의 내용, 그 관계가 특정승계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채권적이라면 원고가 이를 승계하였는지를 심리하라며 파기환송하였다.2
이 판결은 건물의 대지 제공에 따른 사용권원과 특정승계인의 승계 문제를 다룬 것이고, 외부 진입도로의 점유 주체를 가리는 기준을 정한 것은 아니다. 건물의 대지로 제공되어 구분소유자들만을 위한 용도로 쓰이는 토지와 외부 진입도로는 구별해야 하고, 진입도로의 점유는 별도로 증명되어야 하는 사실이다. 이 차이를 구별하지 않으면, 대지에 관한 법리를 진입로에 그대로 옮겨 쓰는 오류가 생긴다.
실무에서 확인할 판단 기준
이 단락은 위 판결들을 바탕으로 한 이 글의 정리이다. 소유자 측(도로를 소유한 사람)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그 토지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과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구별해서 주장해야 한다. 점유를 주장하려면 배타적 지배를 보여주는 구체적 사정(출입 통제, 전용 구획 설정, 타인 접근 배제)을 제시해야 하고, 단순히 차량이 지나간다는 영상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용자 측(구분소유자) 입장에서는 점유 자체를 다투거나, 점유가 인정되더라도 소유자의 사용동의·공중 개방성을 근거로 사용·수익권 제한을 주장할 수 있다. 어느 쪽을 다투는지에 따라 필요한 증거가 다르다.
자주 묻는 질문
Q.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길이면 당연히 구분소유자들이 점유하는 것으로 보는가? A. 아니다. 차량 진입에 필요하다는 사정만으로 점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배타적 지배가 있는지를 별도로 심리해야 한다는 것이 2024다251470 판결의 요지다.
Q. 점유가 인정되지 않으면 사용료를 전혀 받을 수 없는가? A. 이 글은 점유·지배 주체를 가리는 쟁점을 다룬다. 점유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 사용이익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지는 이 글의 범위 밖의 쟁점이므로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정리
주차장 진입로로 쓰인다는 사정 하나로 일반 공중의 이용인지 구분소유자들의 점유인지가 결정되지는 않는다고 김영진 변호사는 설명한다. 이 타인 소유 토지를 누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지(점유)와, 공중 개방성과 소유자의 사용동의에 비추어 사용·수익권 제한이 유지되는지를 각각 구별하여 확인할 것.
근거
Foot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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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4다251470 판결, 판시사항 [1]·[3], 이유 1.가.2)(점유 요건), 1.나.2)다)·라)·마)·바)·사)·아)(사용·수익권 제한 요건), 주문(피고 1
45, 4752 패소 부분 파기환송, 피고 46 상고기각). 원심 부산지방법원 2024. 5. 23. 선고 2023나46906 판결. ↩ ↩2 ↩3 ↩4 ↩5 -
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5다211685 판결, 판시사항, 이유 1~3. 원심 부산고등법원 2015. 3. 19. 선고 2013나52820 판결, 원심판결 일부 파기환송.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