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점유취득시효기간이 완성되었을 때 그 법률관계가 어떻게 되는지에 관해, 대법원은 장기간에 걸쳐 다섯 가지 원칙을 확립해 왔다. 김영진 변호사는 점유취득시효 사건에서 이 5원칙이 기본적인 판단 도구로 기능하지만, 개별 사안의 구체적 타당성 관점에서 그 적용범위가 조정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시효완성자가 곧바로 확정적인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은 아니고, 완성 당시의 등기부상 소유자에 대해 등기청구권을 가지는 지위로 보호된다는 것이 출발점이다.
한눈에 보기
| 원칙 | 내용 |
|---|---|
| 제1원칙 — 등기 없는 대항력 | 점유자는 등기 없이도 원소유자에게 시효취득을 주장해 대항할 수 있다 |
| 제2원칙 — 소유명의 변경의 무관성 | 시효완성 전 소유명의 변경은 점유상태 계속을 파괴하지 않아 시효의 중단사유가 아니다 |
| 제3원칙 — 제3자에 대한 대항력 제한 | 등기 전에 제3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면 그 제3자에게는 대항할 수 없다 |
| 제4원칙 — 기산점의 임의 선택 금지 | 기산점은 실제 점유개시 시점이어야 하고 임의로 선택할 수 없다(등기명의자가 계속 동일하면 예외) |
| 제5원칙 — 2차 취득시효의 인정 | 제3자 등기 후에도 그 시점을 기산점으로 다시 20년이 경과하면 그 제3자에게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있다 |
제1원칙 — 점유자는 등기 없이도 원소유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부동산에 대한 점유취득시효기간이 완성된 경우, 점유자는 원소유자에 대해 등기 없이도 시효취득을 주장하여 대항할 수 있는 반면, 원소유자는 점유자에 대한 이전등기의무자로서 소유권에 기한 권능을 행사할 수 없다. 시효완성의 효과로 시효완성자가 곧바로 확정적인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은 아니지만, 원소유자에 대해서는 이미 등기청구권을 갖는 자로서의 지위가 보호된다는 의미다.
제2원칙 — 시효완성 전 소유명의 변경은 시효의 중단사유가 아니다
취득시효기간의 완성 전에 부동산등기부상의 소유명의가 변경되었다 하더라도, 이로써 종래의 점유상태의 계속이 파괴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취득시효의 중단사유가 될 수 없다(대법원 1993. 5. 25. 선고 92다52764, 92다52771(반소) 판결). 점유로 인한 부동산소유권의 시효취득에서 중단사유는 종래 점유상태의 계속을 파괴하는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 사유라야 하는데, 단순한 등기부상 소유명의의 변경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제3원칙 — 시효완성 후 제3자 명의 등기가 되면 그 제3자에게는 대항할 수 없다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되었더라도 그에 따른 등기를 하지 않고 있는 사이에 제3자가 그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 그 제3자는 점유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권리변동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점유자는 그 제3자에게 취득시효완성의 효과를 주장하여 대항할 수 없다(대법원 2009. 7. 16. 선고 2007다15172, 2007다15189 전원합의체 판결). 취득시효완성으로 점유자가 갖는 등기청구권은 어디까지나 시효완성 당시의 소유자에 대한 채권적 권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제4원칙 — 기산점은 실제 점유개시 시점이며 임의로 선택할 수 없다
제3원칙이 적용되는 당연한 결과로, 점유취득시효가 언제 완성되는지에 따라 점유자와 제3자의 우열이 달라지므로 점유자는 실제로 점유를 개시한 때를 기산점으로 삼아야 하고 이를 임의로 선택할 수 없다(대법원 1991. 10. 22. 선고 91다26577, 91다26584(반소) 판결). 다만 예외적으로, 점유기간 중 계속하여 등기명의인의 변경이 없는 경우에는 시효완성을 주장할 수 있는 시점에서 보아 소요기간이 경과된 사실만 확정되면 되므로, 점유개시의 기산일을 임의로 선택할 수 있다. 등기명의자가 동일하게 유지되는 동안에는 어느 시점에 완성을 주장하더라도 제3자와의 우열관계에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친 승계인이 전 점유자의 시효취득 효과를 직접 자기 앞으로 주장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볼 문제다. 점유자가 취득시효기간의 만료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일단 취득하면 이후 점유를 상실해도 그 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지만, 전 점유자의 점유를 승계한 사람은 점유 자체와 그 하자만을 승계할 뿐 그 점유로 인한 법률효과(등기청구권)까지 당연히 승계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5. 3. 28. 선고 93다47745 전원합의체 판결). 그래서 부동산을 취득시효기간 만료 당시의 점유자로부터 양수해 점유를 승계한 현재의 점유자는, 자신의 전 점유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해 전 점유자의 소유자에 대한 등기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을 뿐, 전 점유자의 시효완성 효과를 주장해 직접 자기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권원은 없다. 다만 이 경우에도 점유 승계의 선택권 자체는 살아 있다 — 승계인이 어느 단계의 전 점유자의 점유까지 아울러 주장할 것인지를 다르게 선택하면, 취득시효가 완성되는 시점의 점유자(따라서 직접청구가 가능한지 대위행사만 가능한지)가 달라질 수 있다(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2다300019 판결).
제5원칙 — 제3자 등기 후 다시 20년이 지나면 2차 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있다
제3원칙이 적용되는 경우에도, 당초의 점유자가 계속 점유하고 있고 소유자가 변동된 시점을 기산점으로 삼아도 다시 취득시효기간이 경과했다면, 점유자는 제3자 앞으로의 소유권 변동시를 새로운 기산점으로 삼아 2차 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할 수 있다(대법원 2009. 7. 16. 선고 2007다15172, 2007다15189 전원합의체 판결). 이 법리는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다46360 전원합의체 판결이 종전 판례(대법원 1982. 11. 9. 선고 82다565 판결)를 폐기하며 처음 인정한 것이다. 2차 취득시효기간 진행 중에 등기명의자가 다시 변경되더라도, 취득시효완성 당시의 등기부상 소유명의자에게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있다는 법리가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6다609 판결).
다섯 원칙은 상호 보완 관계에 있고, 구체적 타당성에 따라 조정되기도 한다
이 5원칙은 시효완성자의 이익 보호와, 부동산 물권 변동에 관한 등기주의(형식주의)의 조화를 도모하기 위해 정립되었다. 이 중 제1~4원칙은 대법원 스스로 판결이유에서 “이른바 제1원칙”, “이른바 제4원칙” 등으로 명명한 것으로(대법원 2009. 7. 16. 선고 2007다15172, 2007다15189 전원합의체 판결의 반대의견 부분), 법률가들 사이에서 널리 쓰이는 표준적인 명칭이다. 판례는 예전부터 제1·2·3원칙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고, 제4원칙은 제3원칙 적용의 당연한 결과이지만 입증과 사실인정의 편의를 위해 예외적으로 그 적용을 완화하는 기준이 함께 제시되었다. 그 뒤 93다46360 전원합의체 판결로 제5원칙이 새로 정립되었는데, 후속 판결인 2007다15172 전원합의체 판결은 93다46360 판결이 “2차 취득시효기간 중에는 등기명의자가 동일하고 소유자의 변동이 없어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것으로 설명하며 이 부분을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하였다. 이처럼 이 5원칙은 점유취득시효 사건의 기본적인 판단 도구로서 기능하지만, 여기에 더해 시효완성 전후의 소유권 변동 시점, 점유의 승계 여부, 점유가 여러 차례 승계된 경우의 선택권 같은 사실관계의 다양한 측면을 함께 반영해 판단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시효가 완성되면 등기하지 않아도 바로 소유자가 되나요? A. 아닙니다. 시효완성만으로 확정적인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은 아니고, 완성 당시 등기부상 소유자에 대해 등기청구권을 가지는 지위가 보호되는 것입니다. 등기를 마쳐야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Q. 시효완성 후 등기를 미루는 사이 제3자에게 소유권이 넘어가면 어떻게 되나요? A. 원칙적으로 그 제3자에게는 시효완성을 주장해 대항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 제3자 명의 등기 시점을 새로운 기산점으로 삼아 다시 20년이 경과했다면, 2차 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Q. 점유하는 동안 등기부상 소유자가 여러 번 바뀌었다면 불리한가요? A. 시효완성 전의 소유명의 변경은 그 자체로 불리하지 않습니다. 다만 시효완성 후 제3자 등기가 있었던 시점, 그리고 그 이후 다시 등기명의자가 바뀐 시점은 기산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별도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정리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되면 그 법률관계는 판례가 정립한 5원칙을 기본 틀로 판단한다. 김영진 변호사는 점유취득시효 사건에서 판례가 정립한 5원칙이 기본 판단 도구로 기능하지만, 개별 사안의 구체적 타당성에 따라 그 적용범위가 조정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실무에서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시효완성 전후로 소유명의 변경이 있었는지, 그 변경이 완성 전(제2원칙)인지 완성 후(제3·5원칙)인지, 그리고 기산점을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예외(제4원칙)에 해당하는 사안인지다. 기산점의 세부 법리와 2차 취득시효가 여러 차례 문제되는 사안은 별도로 다룰 필요가 있는 만큼, 이 글에서는 5원칙의 기본 골격만 정리한다.
근거
| 구분 | 표기 | 링크 |
|---|---|---|
| 법령 | 민법 제245조(점유로 인한 부동산소유권의 취득기간) | law.go.kr |
| 판례 | 대법원 1993. 5. 25. 선고 92다52764, 92다52771(반소) 판결 | [원문 확보 완료] |
| 판례 | 대법원 1991. 10. 22. 선고 91다26577, 91다26584(반소) 판결 | law.go.kr |
| 판례 | 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다46360 전원합의체 판결 | law.go.kr |
| 판례 | 대법원 2009. 7. 16. 선고 2007다15172, 2007다15189 전원합의체 판결 | law.go.kr |
| 판례 |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6다609 판결 | [원문 확보 완료] |
| 판례 | 대법원 1995. 3. 28. 선고 93다47745 전원합의체 판결 | lbox |
| 판례 | 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2다300019 판결 | law.go.kr |
